크리스찬의 세례적 신분 (Baptismal identity of Christian)
성도의 정체성은 특별히 관계 속에서 즉 우리가 누구에게 속해 있는가를 규명함으로써 알 수 있다. 궁극적으로 성도는 하나님에게 속해 있기에 매우 독특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성찬은 물론, 특별히 세례 (baptism)는 성도와 예수 그리스도 사이의 관계를 확증하는 중요한 사건이다. 그러므로 세례적 정체성은 성도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중요한 한 가지 방식이 된다. 어떤 의미에서, 성도의 신앙은 세례 없이는 완전해 진다고 할 수 없다. 세례적 정체성의 몇 가지 차원을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볼 수 있다:
(1) 기독론적 차원
우리는 우리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와 동떨어진 어떤 정체성도 생각할 수 없다. 우리는 우리를 죄에서 해방하신 그리스도의 죽으심에 동참하여 우리 죄악이 장사 지낸바 되었다. 이것은 아버지 하나님의 구원 계획을 예수님께서 수행하신 결과이다. 세례는 삼위일체적이다. 세례는 성부, 성자. 성령, 3위 하나님의 이름과 명예를 걸고 우리에게 행하시는 새로운 신분을 확증하는 의식이다.
(2) 성령론적 차원
세례를 통하여 하나님은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의 소유로 삼으시고, 더불어 성령을 주신다. 이 말은 성도가 비로소 성령을 세례 시에야 받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세례를 통해서 우리가 세례에 합당한 고백을 성령을 통해서 할 수 있음을 확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세례를 받은 후 성령 충만하여 성령의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
(3) 교회론적 차원
세례는 한 개인을 교회의 완전한 구성원으로 가입하게 한다. 성경은 무교회주의가 아니라, 가시적인 지역교회를 통해서 신앙 생활을 할 것을 가르치는데, 지속적인 신앙생활은 공동체적으로 가능하다. 세례를 받은 후, 성찬에 참여하고, 사도의 가르침과 성도의 교제와 기도 등에 본격적으로 참여하여 공동체로서의 교회적인 삶을 추구한다.
(4) 종말론적 차원
세례를 받은 사람은 이미 죄에 대해 죽고 새 아담이신 그리스도로 옷을 입는다. 하 지만 세례 후에도 우리는 여전히 죄악된 요소가 남아 있는 종말론적인 긴장 관계에 처해 있다. 여기서도 '이미와 아직 아니'의 긴장을 본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세례를 받을 때 우리는 현재적으로 우리의 육체적인 죽음도 내다본다는 점이다. 환언하면, 세례는 죄에 대해 죽고 하나님과 의에 대해 사는 것이기에, 우리가 주님의 죽으심과 부활에 동참한다는 과거적인 의미와 더불어서 불특정한 미래적인 종말론적인 특성도 가진다. 즉 우리가 장차 죽고 영원한 부활 생명을 입을 미래적인 종말론적인 특성도 세례적 신분에서 강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우리는 우리가 받은 (이미 죽고 산) 세례로부터 (from our baptism) 살 뿐 아니라, (앞으로 죽고 살) 세례를 향하여 (towards our baptism) 산다. 그러므로 세례적 정체성은 현재 늘 우리와 함께 한다 (The baptismal identity is with us every day). 우리의 신분을 결정지은 그리스도의 세례받으심 (십자가 사건)은 현재의 우리의 세례적 신분뿐 아니라, 미래적인 우리의 신분도 이미 결정지어 버렸다. 이것이 가능함은 예수님의 전교회적, 만유적 인격 때문이기도 하고, 언약에 신실한 하나님 때문이다. 그러므로 남이 세례를 받는 것을 보는 것은 물론, 주일 예배는 우리로 하여금 세례적 신분을 계속해서 상기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성찬적 신분 (eucharistic identity)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5) 윤리적 차원
세례를 받는 것은 새로운 윤리적 삶을 명령받는 것이다. 이것은 세례적 신분의 자연스러운 실천과 관련된다. 새로운 삶 즉 성화가 뒷받침되지 않는 신분은 무의미하다. 세례는 우리를 그리스도의 일군, 제자, 하나님의 동역자로 만듦으로써, 구체적인 사회-문화-정치적인 이슈나 체제 속에서 세례적 신분에 걸 맞는 윤리적 삶을 표출하도록 명령한다.
세례적 신분은 성도의 신분을 다양하게 설명하는 하나의 중요한 방식이다. 사실 성도의 신분은 다양한 방식으로 설명되는데, 다른 종교인과 구별되는 신분은 물론이거니와, 빛, 소금, 양, 신부, 혹은 아내와 같은 은유와 상징으로도 종종 나타난다. 이 사실은 우리가 삼위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이미 가지고 있는 정체성은 전인적이며 매우 풍성함을 의미한다. 중요한 것은 이런 정체성이 의미가 있으려면, 이것을 깨닫고 삶으로 실천해야 할 책임이 있다. 신분 (identity)은 예수님과의 동일시 (identification) 즉 주님을 닮아 감을 촉구한다.
* 고신대 송영목 교수님이 발췌 - Christiaan Mostert교수의 글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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