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위의 협동 사역으로서의 부활
(고신대 송영목 교수님 글입니다.)
1. 성부의 능동적인 주체성과 성자의 수동성
바울 서신에서 성부 하나님은 죽은 자들 가운데서 예수님을 부활시키는 분으로, 성자는 수동적인 부활의 대상으로 종종 묘사된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부활하시는 것이 아니라 부활되신다 (아오리스트 수동태 롬 4:25; 6:4, 9; 7:4; 8:34; 고후 5:15; 완료 중간태 혹은 수동태 고전 15:4, 12, 14, 16, 17, 20; 딤후 2:8). 그리스도는 '아버지의 영광으로 말미암아' (롬 6:4), '그의 권능으로' (고전 6:14), '베푸신 능력의 지극히 크심으로' (엡 1:19; 골 2:12) 부활하심을 입었다. 롬 6:4절은 우리가 성령과 성부의 영광을 연결하도록 한다. 그리고 이 두 위격의 영광은 성자와 성도의 영광을 보장하면서 동참하도록 초청한다. 왜냐하면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몸은 영광을 받으신 상태이고, 이제 '살려주는 영' (성령, 고전 15:45)이 되시어 성도에게 영광스런 몸을 주시기 때문이다 (빌 3:21). 성부의 능동성과 성자의 수동성을 논하면서 이렇게 자연스럽게 성령의 사역이 언급되는 것은 삼위일체의 신비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부활 이후에 성자는 성령으로 역사하시기에 더 이상 수동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아버지께서 역사하시기에 아들도 지금 능동적으로 역사하시는 것이다. 성부가 성령을 통해서 성자의 부활을 주도하신 것처럼, 성자는 성령을 통해서 교회의 부활을 주도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그러므로 성령은 여전히 그리고 변함없이 '-을 통하여'라는 도구적인 성격의 사역을 감당하신다. 사역을 감당하시되 권능 가운데 역동적으로 특별히 말씀으로 부활생명인 영생을 주시기 위해 일하신다 (성령의 나타남과 능력으로써 [en apodeixei pneumatos kai dunameos]- 고전 2:4; 살전 1:5). 그러므로 영생과 성령의 권능의 관계는 불가분적이다.
2. 성자의 교회 대표성과 성령의 중재성
예수님의 부활은 그분의 죽음처럼 시종 일관 메시아적이고 아담적이다. 주님의 부활은 주님의 죽으심과 마찬가지로 교회 대표적이다. 이것을 위해 성령의 중재하시는 사역이 필요하다. 환언하면, 성령은 성자의 부활과 교회의 부활을 위한 인격적으로 도구적인 사역 (instrumentality)을 감당하신다. 성부께서 성자를 부활시키시되 성령을 통하여 (도구로 하여) 역사하신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부활을 성령의 역사로 보는 것도 정당하다. 이 논의는 자연스럽게 바울의 성령론과 연결된다.
롬 8:11절을 중심으로 이 문제를 살펴보자. 롬 8:1-9절에서는 성령과 육체가 대조된다. 9절에서 바울은 성령을 하나님의 영과 그리스도의 영으로 각각 표현한다. 신자의 경험에 있어서 '영 안에' (9절), '너희 안의 영' (9절, 11절), '너희 안의 그리스도' (10절)는 모두 상호 연관된다. 문맥에 있어서, 롬 8:1절의 '그리스도 예수 안에'라는 말로 시작하고 (이 단락의 사고의 끝인) 17절의 '그리스도와 함께'라는 말로 마치는 것을 볼 때 '성령 안에'보다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가 더 보편적인 것임을 암시한다.
여기서 시간성에 주의를 기울여 보자. 롬 8:10절은 부활의 현재성을 롬 8:11절은 미래성을 강조한다. 성도는 그리스도를 성령을 모시고 있기에 몸은 죄 때문에 (미래적으로 즉 앞으로) 죽을 수밖에 없지만, (성도의) 영은 의롭게 됨을 인해 (현재적으로) 살아 있다. 그러나 앞으로 죽을 몸도 하나님의 구속의 대상이기 때문에 그대로 죽음 가운데 방치해 두시지 않는다. 그래서 11절의 미래성에서, 예수 그리스도에게 부활의 몸을 입히신 성부께서 우리의 몸조차도 성령을 통하여 살리실 것이라고 확언한다. 예수님은 부활의 첫 열매이고 성도는 부활의 둘째, 셋째 그리고 계속되는 후속 열매이다.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나님은 곧 우리 아버지 하나님이시다. 그러므로 성부 하나님이 살아 계시는 것만큼이나 성도의 부활은 확실하다. 성조의 자녀 됨은 부활적인 존재성으로 설명 가능하다. 이것을 바울은 빌 3:21에서 "우리의 낮은 몸을 자기 영광의 몸 (신령한 몸, 고전 15:44- spiritual body)의 형체와 같이 변케 하시리라"고 하시는데 그 주체는 부활-승천하여 만물을 다스리시는 그리스도이다. 물론 이런 미래의 일을 위해서 성령의 사역이 암시되어 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언급되지 않은 이유는 성령은 승천하신 그리스도의 사역과 동일한 일을 하시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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