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기 40:1-4 주해
1절, 또 여호와께서 욥에게 말씀하셨다.
2절, 변박하는 자가 전능자와 다투겠는가? 하나님과 변론하는 자는 대답하라.
40장 1절부터 하나님은 욥에게 두 번째로 말씀하기 시작했다. 하나님은 욥기 38장에서 폭풍우 가운데 욥에게 나타나셨다. 자신의 고난으로 괴로워하며 의문을 가진 욥에게 그가 다 이해할 수 없는 우주의 신비를 열거하고 계신다. 그러면서 39장 31절 까지 말씀하고 있는 것에 대한 반론을 욥에게 요구하신다.
앞장에 이어서 40장 1절에서 접속사 וְ 가 등장한다. 이것은 앞 장과는 다른 것을 말하기 위해 더 말하기 위해 붙여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하나님은 욥에게 대답을 요구하신다. 2절의 서두는 하 로브로 시작한다. 의문사 ‘하’와 함께 ריב 가 쓰였다. 리브의 본래 의미는 '뒤흔들다', 즉 '붙잡다';대부분 상징적으로 '말다툼하다', 즉 '논쟁하다';(함축적으로)'방어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대적자에게 쓰일 때는 꾸짖다, 불평하다, 다투다, 논쟁하다, 변론하다, 책망하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2절 마지막에 나오는 야아넨나의 원형은 ‘아나(עָנָה)’이다. 본래 의미는 '보다', 또는 일반적으로 '주의하다', '주시하다', 함축적으로 '응답하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칼동사, 능동, 미완료형으로 사용되어 지속적으로 무언가를 말해보라고 하는 것이다. 욥이 지금까지 말했던 것처럼 계속해서 말해보라는 의미를 지닌다.
또한 구조적인 특징으로 임 샤다이(전능자)와 엘로아흐(하나님)의 중간에 욥을 지칭하는 ‘변박하는 자’ 잇소르와 ‘변론하는 자’ 모키아흐가 위치하고 있다. 잇소르는 바로잡는 사람, 교정자, 책망하는 사람의 뜻을 가지고 있다. 또한 모키아흐는 결정하다, 입증하다, 판결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모키아흐는 야카흐 동사의 사역형으로 사용되면 논증하다, 설복시키다, 유죄를 입증하다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욥이 고난 중에 있을 때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잘못하고 있음을 입증하려는 자세를 취했음을 은연중에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구조와 표현을 통해서 욥이 자기중심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신비하고도 장엄한 창조 세계 앞에 하나님은 욥을 세우시고 욥의 부재와 무지와 무능을 여지없이 폭로하심으로서 욥의 인간 중심적인 세계관을 마구 흔들어놓으신다.
"전능한 하나님과 다투는 욥아, 네가 나를 꾸짖을 셈이냐? 네가 나를 비난하느냐? 나에게 대답해 보아라." 이 말씀은 하나님께서 욥에게 하신 첫 번째 말씀을 요약해주고 있다. 여기서 욥은 전능하신 하나님과 다투는 사람으로서 규정된다. 욥은 그동안 자신의 무죄를 믿으며 하나님을 향하여 이의를 제기하며 항의했다. 그는 자신의 무죄와 결백에만 지나치게 몰두했다. 그러다가 어느새 자신의 무죄 이면에 하나님에 대한 비난으로 까지 미치게 된다.
그래서 그는 하나님을 비난하는 지경까지 갔던 것이다. 그러한 비난은 결국 무죄한 자신에게 고난을 주신 하나님, 악한 자들을 번성하게 하시는 하나님께 잘못이 있다는 태도로 귀결되어지게 된다. 이러한 가운데 하나님은 욥의 무지와 무능함을 밝히시며 자신의 질문에 대답하라고 하신다. 자신을 더 변론해 보라고 말씀하신다. 그럼으로써 자신의 인간적인 중심에서 벗어나 하나님을 중심적으로 현상을 바라보도록 촉구하신다.
3절, 욥이 여호와께 대답하여 가로되
4절, 보시옵소서! 나는 비천하오니, 내가 당신께 무엇을 대답할 수 있겠습니까? 손으로 내 입을 가릴 뿐입니다.
3절 서두에서 아나 עָנָה 와 함께 와우 계속적 용법(waw consecutive)이 사용되었다. 욥은 하나님의 책망 앞에 신속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무죄를 위해 변론하던 욥이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는 계속되는 하나님의 질문 앞에 자신의 과오를 깨달았으며 지존자이시며 자존하신 여호와 앞에 더 이상 자신이 아무것도 항변할 수 없는 존재임을 드러내며 그분께 말씀 드리고 있다.
4절 서두에 사용된 헤인 הֵן 은 욥의 심정을 대변해 주는 감탄사이다. 하나님의 위엄과 절대주권을 깨달은 욥이 이후에 언급하게 될 자신의 비천함과 무지함을 보다 강조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그럼으로써 욥은 뒤로 물러나 완전히 순복하여 자신의 변론과 불평, 그리고 항의가 잘못된 것임을 인정하는데 나아간다. 그는 헤인 다음에 나오는 단어 칼로티의 원형인 칼랄 קלל을 사용하여 자신이 어떤 존재임을 드러내었다. 칼랄은 ‘가볍다, 줄어들다, 작아지다’라는 뜻을 의미한다. 칼랄의 반대어로 카보드가 있는데, ‘무겁다’라는 의미이며 또 다른 의미로 ‘영광스러움’을 나타낸다. 욥이 자신을 하나님과 비교하여 하나님의 영광스러움에 대비되는 지극히 비천한 존재임을 깨달으며 자신을 그렇게 표현하고 있다. 그는 그것 외에는 더 이상 말할 수도 없는 존재임을 더욱 드러내는데, 스스로 자신의 입을 가려야 함을 여호와께 말씀 드리고 있다.
허물이 있을 수밖에 없는 본질적인 인간의 모습을 간과하며 스스로의 의로움을 지나치게 변론하였던 욥이 온 만물을 다스리시는 하나님 앞에서 잠잠하지 않았던 것을 깨달은 것이다. 더 나아가 자신의 의를 주장하기 위해 하나님의 의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욥에게 하나님은 더 많은 질문으로 이어가신다. 그럼으로써 욥은 겸손히 여호와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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