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얼굴을 구하라(대하 7:14)
7:14 내 이름으로 일컫는 내 백성이 그들의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낮추고 기도하여 내 얼굴을 찾으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들의 죄를 사하고 그들의 땅을 고칠지라
성경에는 '하나님의 얼굴을 구한다'는 말이 참 많이 쓰입니다. 이 말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얼굴'이 담고 있는 의미를 명확히 파악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구함
얼굴에는 사람의 마음이 나타납니다. 시편 84편 9절 말씀에서 시인은, "주의 기름 부으심 받은 자의 얼굴을 살펴보옵소서"라고 간구하고 있는데, 이 말은 얼굴에 나타난 자신의 마음을 받아달라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얼굴을 구한다는 것의 일차적인 의미는 '하나님의 마음을 구하는 것'입니다. 특별히 하나님의 마음을 구한다는 것은 기도하는 사람의 상태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기도하는 자가 슬픈 상태라면 하나님께 기쁨을 구할 것입니다. 기도하는 자가 괴로운 상태라면 괴로움에 대한 위로를 구할 것입니다. 그리고 기도하는 자가 하나님께 범죄함으로 하나님의 백성 된 그 본래 정신과 의미를 상실한 채 악한 길을 가서 하나님께 징계를 받아 힘들고 어려운 삶 가운데 처해 영적으로 심히 곤고하고 고통스러운 상태라면 그는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면서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을 간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편 기자들은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는 기도를 드리면서 그의 다양한 상황들을 하나님 앞에 호소했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얼굴을 보여주십시오." 바로 이것이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모든 경건한 성도들의 간절한 소망이며, 또 악한 길에서 돌이켜 하나님께 돌아오는 사람이 궁극적으로 구한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임재를 구함
얼굴은 또한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말입니다. 신명기 31장 17절 이하에서 하나님은 모세를 통하여 미래에 일어날 이스라엘 백성들의 배교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의 배교는 예견된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은 그 때에 하나님께서 '당신의 얼굴을 숨겨서' 그들이 큰 재앙과 환난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미리 경고하셨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이 우리 중에 계시지 않기 때문에', 즉 '하나님의 임재가 떠났기 때문에' 이 모든 일이 일어났다고 고백합니다. 즉 하나님이 얼굴을 돌리셨다는 말은 하나님께서 임재를 거두신 것을 뜻합니다. 하나님의 임재의 상태는 하나님의 사랑이 자기 백성들의 삶과 그들의 행하는 모든 일 속에 넘쳐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 임재를 거두신다고 하는 것은, 그와 같은 하나님의 사랑과 역사가 사라졌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사랑하시면 그들의 예배 가운데 임재하십니다. 하나님의 임재가 있으면 예배는 더이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평범한 예배가 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하나님이 떠나시면 우리의 예배와 찬양과 기도, 그 모든 것이 다 쓸모없게 변하는 것입니다.
기도 들으심을 구함
하나님께서 얼굴을 숨기셨다는 말은 기도를 듣지 않으시겠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기도를 듣지 않으시겠다는 말을 굉장히 두려워합니다. 그런데 그 두려움은 내가 원하는 응답을 받지 못하는 데 대한 두려움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진정으로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그렇게 말씀하신 하나님의 마음입니다.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는 것이 회개의 필수적인 조건인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값싼 회개는 자신의 잘못의 결과가 자신에게 미칠 손해와 아픔 때문에 뉘우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그 잘못이 하나님의 마음을 어떻게 아프게 했으며, 하나님의 영광을 어떻게 훼손시켰으며, 하나님의 거룩함을 어떻게 모욕한 것인지에 대한 관심보다는 당장 그 잘못으로 인하여 내게 오게 될 불편함 때문에 뉘우치는 것입니다. 이러한 뉘우침과 후회는 불편함과 손해가 조금만 완화되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버리게 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는 사람은 그의 인격에 변화가 생깁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마음, 거룩함, 의를 알고, 동시에 자기가 행하는 죄가 그것들을 파괴했다는 사실을 알고, 하나님을 사랑하며 하나님의 의와 거룩하심을 존중하고 아끼는 자리로 나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하나님의 심정을 알고, 하나님께서 기쁘시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그 일을 위해서 우리의 모든 마음과 삶을 드리기를 원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