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사학파
바울의 설교에 나타난 여러 가지 주제들을 헬라의 문헌과 철학적 세계관으로부터 유래된 것으로 보려는 종전의 입장 (예를 들면, 영과 육의 반위 관계)과는 달리,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종교사학파는 헬레니즘 시대의 대중적인 종교 개념과 현상, 특별히 이른바 동방문화의 영향 아래 서방 종교 안에 일어났던 종교적 혼합주의, 곧 신비 종교와 제의를 통해 뚜렷이 드러난 혼합주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Cumont, Rohde, Dieterich, Reitzenstein, W. Bousset, U. Schnelle [1983]).
이들 신비종교는 기독교 시대의 초기에 신비적-초월적인 동방사상과 보다 구체적인 내적 신앙을 추구하는 서방종교와의 결합을 통해 이루어 진 것이다. 이들 신비 종교는 제의 신화 (cultus-myth) 가운데 숭배되고 있던 신적인 인물에 대한 신화적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었다. 이 신화적인 구속자는 부활하며 대적을 물리치고 불멸의 구원을 주는 자로 묘사된다 (참고. A.Y. Collins의 Combat myth).
또한 물이나 피를 뿌리는 것, 거룩한 옷을 입는 것, 어떤 음식을 먹는 것과 같은 성례전을 통하여 사람은 신적인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본다. 이들은 때때로, 물질에 예속된 영혼이 영지 (gnosis)를 수단으로 하여 하나님께 복귀한다는 헬라의 영지주의 사상의 영향을 강조한다.
하지만 종교사학파의 이러한 주장은 역사적 예수님과는 전혀 상관없고, 팔레스틴의 유대적 배경을 띤 기독교와도 무관한 주장이며, 바울을 가장 위대한 영지주의 사상가로 보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에 근거하고 있다. 동방 종교는 혼합주의적이었지만, 바울은 시종일관 유일하신 하나님만을 섬기도록 배타성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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